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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패킹] Tian Shan Traverse, Kyrgyzstan (Part 1)

2018년 8월 10일

오늘부터 Tian Shan Traverse, Kyrgyzstan를 시작한다.

이미 지나쳤던 kyzil suu까지 돌아가야 하기에 택시를 이용했다.

마침 같은 곳으로 가는 친구들이 있어서 함께 타고 왔다.

하지만 각자 루트가 달라서 금방 헤어졌다.

시작은 쉽고 완만한 경사가 이어진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의 점심.

의외로 깊기 때문에 나무 다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곳을 건너서 나오는 평탄한 곳에서 캠핑을 했다.

2018년 8월 11일

아침은 라면을 먹었다.

곧바로 급경사가 시작됐다.

내 Disk Trucker로 올라가기엔 좀 무리가 있어서 바로 끌바가 시작됐다.

첫 번째 고개인 Dzhuku Pass가 보인다.

카메라 설정을 잘못해서 어둡게 나왔넹.

그냥 끌바로는 안 되고 자전거를 거의 들어서 가야 한다.

예전에 네팔에서 경험한 바로는 나는 고도 3,000m ~ 3,500m에서부터 고산증세가 시작된다.

아이고 산소가 모자라.

슬슬 고산 증세도 오는 것 같고.

Dzhuku Pass 정상에 도착하면 내리막이 아니라 고원이 펼쳐진다.

나처럼 26인치 타이어면 평지여도 끌바를 많이 해야 된다.

도하를 1번 이상 하게 된다.

얕은 곳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2번째 도하에서는 깊이가 허벅지 중간 정도였다.

강바닥은 진흙이라 샌들을 발에 단단히 고정시키는걸 추천한다.

그리고 U자형으로 강바닥이 파여있기 때문에 다시 땅으로 자전거를 밀어 올릴 때 에로사항이 있을 수 있다.

만약 Dzhuku Pass에서의 무식한 끌바를 피하고 싶다면 A364 도로를 타고 오면 된다.

하지만 바이크패킹에 이런 끌바가 없으면 아쉽긴 하다.

2018년 8월 12일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눈으로 바꼈다.

8월에도 이런 날씨와 마주칠 수 있다.

오 밝아진다.

그래도 8월이라 눈은 금방 녹았다.

이제 날씨가 풀린 줄 알고 출발했다.

도하도 한 번 더 했다.

그런데 서쪽에서 번개를 동반한 먹구름이 몰려온다.

2시간 만에 다시 텐트를 쳤다.

텐트를 치자마자 비바람이 몰아쳤다.

텐트 안에서 가만히 누워 시간을 보냈다.

행복했다.

2018년 8월 13일

아, 숨 차.

산소가 모자라다.

빨리 고도를 내리고 싶다.

어제 내린 비로 길은 진흙밭이 돼 있었다.

자전거의 무게가 증가하고, 바퀴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가다가 양을 몰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역시나 멋들어지게 말에 타고 계신다.

“난 키르기스(사람)이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굥?”

내가 알아들은 바로는 이랬다.

이 여행을 통틀어 가장 멋진 인사말이었는데,

왜냐하면 자기소개로 인사를 시작하는 분은 이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내 게르 가서 차나 한 잔 하고 갈래? 하시는 걸 공손하게 거절했다.

할아버지는 숨이 차냐는 제스처를 보냈다.

그렇다고 하니 허허 웃으면서 조금만 더 가면 내려갈 수 있다고 했다.

Arabel Pass.

이제부터 내리막이다.

한바탕 내려왔더니 좀 살 것 같네.

잠시 멈춰서 강에서 물을 정수해서 물통을 채웠다.

이 루트에서는 정수기를 가져오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

그래프 상으로는 내리막이지만 그런 완만한 내리막은 사실 거의 체감이 되지 않는다.

자전거를 본 적이 드문 말들은 자전거를 굉장히 경계한다.

원래 내 앞에 있던 무리인데 내가 다가가자 망아지를 뒤로 빼면서 흩어지더니 내 뒤로 헤쳐모여를 시전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뒤를 돌아봤더니 나를 계속 쫓아오고 있었다.

망아지들은 맨 뒤로 빼서 보호하고 있다.

도중에 나타난 게르에서 빵을 좀 샀다.

그런데 게르에 들어와서 좀 더 먹고 가라고 하신다.

마시쪙…

한 게르에서 잠깐 들렀다 가라고 했다.

그러다가 그냥 저녁도 얻어먹게 됐다.

아주머니가 방금 짜 온 소젖으로 버터를 만드는 일을 거들었다.

방금 만든 버터는 너무 맛있었다.

아이들이 착하고 너무 이쁨.

처음으로 밤하늘을 찍어봤다.

이게 아닌뎅.

내 사진기로는 요정도?

2018년 8월 14일

펑크가 났던 타이어를 버리지 않고 뭔가 묶어둘 요량으로 가지고 있었었다.

그런데 아침에 떠날 때 아저씨가 펑크난 타이어를 원하셨다.

그런게 이곳에서는 많이 유용하리라.

나는 그럼요! 하고 기꺼이 드렸다.

아이가 내 가방에 꽂아두었던 스니커즈 껍질을 슬쩍 만져보더니 실망한 눈빛을 짓는다.

아저씨가 ‘야 이 욘석아’ 이러면서 꿀밤을 때린다.

스니커즈… 주고는 싶지만 Dzhuku Pass 넘으면서 열량 보충하느라 다 먹었다.

그래서 절반정도 먹긴 했지만 누텔라 병을 통째로 줬다.

사실 돈을 좀 요구하셨었어도 드렸을거다.

하지만 돈을 받아도 10월 즈음 산에서 내려가기 전 까지는 쓸 일이 거의 없긴 하실 것 같다.

아니다. 차로 가면 금방 가겠지? 잘 모르겠네.

들은 바에 의하면 이곳에서 10월에 모두 철수 한다고 한다.

겨울에는 있을 곳이 못 된다고.

자전거랑

아까 떠나면서 받은 비상식량.

소젖인지 양젖인지로 만든 건데, 시큼한 맛이 썩 좋지는 않다.

하지만 기운을 되찾는데 좋다고 한다.

나는 뭐 먹을만 했는데, 정말 싫어하는 친구들도 여럿 만났다. ㅋㅋㅋ

드디어 나타난 슈퍼!

사람이 없으면 왼쪽에 있는 대문을 두드리면 된다.

거기가 집이다.

물건은 코카콜라나 과자 등 매우 단순한 것들이지만 콜라를 마실 수 있다는걸로 매우 행복했다.

뭔가 캠핑할 곳이 없어보이는 좁은 계곡인 것 같아 불안했는데…

다행히 좋은 곳을 찾았다.

2018년 8월 15일

이제 나린 계곡에 접어든다.

야영장 같은 곳도 눈에 들어오고, 사람들도 눈에 자주 띈다.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있으면 돌을 잘 던진다.

하지만 몸에 맞게 던지는 일은 없다.

맞추려는게 아니라 시선을 끌려는게 목적이다.

너무 화 내지는 말길.

그래도 당하면 이 xx들이 하는 생각이 먼저 들긴 한다

나린.

나린은 잘 알려진 곳인지 빈방을 찾는게 쉽지 않았다.

관광객이 많다기 보다는 숙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꼈다.

겨우겨우 빈방을 찾아서 입성.

2018년 8월 16일 ~ 2018년 8월 18일

휴식 + 밥 + 피자 + 보급 + 맥주

원래는 18일에 출발하려 했지만 알코올의 힘으로 하루 더 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