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2
2018년 7월 3일
간밤에 야간라이딩을 해서 겨우 Tiungur에 도착했다.
거의 밤 11시였나? ㅋㅋㅋㅋㅋㅋ
가로등도 없고 완전 어둠속에 있었는데 승합차 한 대와 사람들이 보였다.
벨루하산으로 등산하러 온 등산객들이었다.
그들도 그 시간에 도착해서 짐을 내리고 있었다.
오 여기 숙박시설 어딨어요. 어디서 잘 거에요. 했더니 따라오란다. 👍
그렇게 여기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아, 이게 얼마만에 마시는 문명의 커피인가.
여기 너무 좋다.
큰 산장이다.
밥도 맛있다.
근데 비싸다. 캠핑장을 이용하면 싸지만 난 오랜만에 플랙스를…
근데 하루 더 자기로 했다. ㅎㅎㅎㅎ
그리고 주변을 좀 둘러봤다.
그 허가증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
그런게 있어? 이런다.
한 명은 알고 있었다.
아~ 그거~
요즘도 검사 하나?
근데 트랙킹 가게 되면 국경이랑 가까워서 순찰 도는 군경들을 만날 경우 보여달라고 할 수는 있어.
'원칙적으로는 있어야 하나 막 초소까지 설치해서 철저하게 검사하거나 그런건 아니다’가 내가 얻은 정보였다.
음… 일단 트랙킹은 가지 않았다.
너무 힘들기도 해서…
그리고 빨리 이 지역에서 나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2018년 7월 4일
잉 비오네.
비가 많이 와서 슈퍼 지붕 아래에서 비를 피했다.
점심 즈음에서야 출발 할 수 있었다.
추적추적 비가 오네.
Ust’-Koksa 근처에서 순찰차 한 대가 나를 멈춰세웠다.
어허… 올 것이 왔군.
허가증을 보여 달라고 해서 없다고 했다.
ㅇㅇ 그럼 우리 천천히 갈 테니 따라와.
그렇게 나는 국경수비대? 중대 건물로 안내됐다.
정확히는 그 안 중대장실 같은 곳. ㅋㅋㅋㅋㅋ
물론 러시아군 계급에 무지하니 계급이나 그런건 전부 나의 군 경험으로 미루어 본 추측이다.
나를 데려온 사람은 행보관이 분명해 보였다.
나를 취조하기 위해 근처 초등학교의 영어 선생님이 불려왔다.
그렇게 그곳 중대장에게 여기에 오게 된 경위에 대해서 말하게 되었다.
음… 이거 원래라면 벌금이랑 추방이야.
중대장이 말한다.
하지만 사정이 있으니 봐줄게.
그 대신 신속하게 이 지역에서 이탈한다고 약속해.
넵! 🙏
그… 신속히라 하심은 차 얻어 타서 빨리 나가라는 의미일까요?
응?? ㄴㄴ
기왕 여기까지 온 거 자전거로 구경하면서 나가.
캄솨합니다!!!
대신 3년 안에 같은 케이스로 다시 걸리면 이 지역에 대해 영구히 접근 금지될 수 있어.
그리고 문서도 하나 작성해 줄 테니 또 누가 붙잡으면 이거 보여줘.
소위로 보이는 사람은 친절하게도 러시아어로 작성된 문서를 구글번역기를 돌려서 영어버전으로 인쇄해줬다.
이 소위… 몸이 러시안 람보다.
특수부댄가??
웃으면서 문서 건네주는데 얼굴도 잘 생겼어…
여튼 그렇게 오후 9시 즈음에서야 군 시설 밖으로 나왔다.
뭐, 여름이라 아직 해가 있었다.
괜히 나 때문에 불려온 영어선생님한테 미안하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소식을 접하면서 이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하루빨리 전쟁이 멈췄으면 한다.
2018년 7월 5일
구경하면서 나가라고 하셨으니
구경 잘 하겠습니다.
구경하면서 나가라고 할 만큼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저녁에 Ust’-Kan에 도착했다.
숙소에 방이 다 차서 다른 사람과 같이 쓰게 됐다.
이곳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내가 어제 겪은 일을 들려주니 매우 좋아하며 웃었다.
2018년 7월 6일
Ust’-Kan에서 하루 더 머물렀다.
숙소 건너편 식당이 너무 좋았다.
여기서 샤슬릭을 처음 먹어봤다.
나는 여기 샤슬릭이 정사이즈인 줄 았았는데, 알고 보니 여기가 2배는 큰 거더라…
그립다… ㅠㅠ
2018년 7월 7일
2박을 한 숙소.
영차영차
아 꽃이 정말 많이 펴서 예뻤는데
사진으로는 잘 안 나오네.
다시 주 도로로 합류했다.
아무도 나에게 허가증을 보여달라고 하지 않았다.
2018년 7월 8일
오늘은 본격적인 다운힐이다.
ㅋㅋㅋ 누가 바위를 이쁘게 꾸며놨다.
이 구간에는
나비가 많다.
나비가 날파리 날아다니듯 무리로 날아다닌다.
내 땀 맛나니?
우와 이제부터 노잼 고속도로.
Ust’-Kan에서 친구가 말해 준 여러 곳들을 이대로 지나치기 아쉬웠다.
그래서 Gorno-Altaysk에서 차편이 있는지 알아봤다.
택시가 있었는데 흥정을 하더라도 매우 높은 가격이었다.
당연하지 거리가 300km가 넘어가는데 + 자전거 ㅋㅋㅋㅋㅋ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2018년 7월 9일
길에서 파는 산딸기를 샀다.
Biysk
아… 더워. 아직 더운거 아니다
Biysk 진입 전 도로는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그런데 대략 난감.
전부 논밭이라 캠핑을 할 수가 없어…
빈틈이 없다.
인간이란 이렇게 악착같이 땅에서 뽑아먹는구나…
도로에서 먼 곳까지 들어가봤는데 도저히 캠핑할 곳이 안 보임.
저 오른쪽에 보이는 캠핑이 될 것 같은 곳들은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막상 가보면 별로임.
지금 여기도 텐트면 치겠는데 타프랑 해먹뿐이라… ㅠㅠ
이 날도 결국 야간라이딩… 12시까지… ㅋㅋㅋㅋㅋㅋ
모텔 있는 곳까지 달렸다.
2018년 7월 10일
바르나울 도착 전 뭔가 소련풍의 타일벽이 있길래 한 장 남긴다.
2018년 7월 11일 ~ 12일
바르나울.
울란바토르 이후 처음으로 머무는 대도시다.
오랜만에 영화관에도 가고, 패스트푸드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GPS 조작 실수로 경로가 끊겨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