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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이 ~ 호브드

2018년 6월 16일

Altai에서 하루 더 쉼.

2018년 6월 17일

Altai를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오른쪽 무릎이 아파왔다.

욱씬거리는게 아니라 날카로운 통증이어서 걱정이 됐다.

꽤 오랫동안 길가에 앉아서 쉬었다.

어떡하지

좋은 생각없니 얘들아?

일단 오른쪽 다리로는 페달을 살살 밟고 왼쪽 다리가 좀 더 일을 하는 방식으로 타기 시작했다.

캠핑을 할 시간 즈음에 한 아저씨가 가다보면 자기 게르 있으니 자고 가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게르를 찾지 못했다.

조금만 더 가면 나오려나? 하고 계속 계속 달리다보니 다리도 아픈 주제에 꽤 늦게까지 달리게 됐다.

길가에 있는 어느 집 근처에서 허락을 받고 캠핑을 하게 됐다.

타프는 한 쪽이 뚫려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풍향이 중요하다.

그런데 풍향을 잘못 잡은데다 모래바닥이라 고정이 약하게 됐다.

집에는 할머니와 손자, 손녀들이 살고 있었다.

아이들이 텐트타프에 놀러와서 끓이고 있던 라면을 조금 나눠줬다.

맵다는 표정들을 지었다. ㅋㅋㅋ

2018년 6월 18일

아침에 할머니께서 집에 들어와서 차나 마시라고 하시길래 들어갔다.

그런데 아이 하나가 나한테 탄산음료 필요없어요? 과자 먹을래요? 계속 물어본다.

아니 괜찮아 필요없어. 고마워. 하고 거절했다.

그런데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아이가 할머니에게 혼나는 듯 하다.

아이가 재차 묻길래 과자를 먹고 싶다고 했다.

아이가 과자를 가져다준다.

또 할머니가 아이에게 뭐라뭐라 한다.

나는 이제 다가올 상황에서 아이에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고민했다.

내가 과자를 절반 쯤 먹었을 때 아이가 쭈뼛거리면서 종이 쪽지 하나를 보여준다.

거기에는 과자의 가격이 적혀 있었다.

나는 웃으며 돈을 주었다.

괜찮아.

과자 먹고 이렇게 힘 내서 달릴 수 있었는걸.

물론 과자가 내 무릎까지 고쳐주진 않았어.

또 쉼 ㅋㅋㅋㅋ

오래된 건물이다.

나는 새로 지은 건물보다 이런 건물이 좋다.

뭔가 이뻐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었다.

2018년 6월 19일

방에서 가만히 누워서 쉬었다.

오후에 소나기가 오고 무지개가 떴다.

제발 무릎 좀 어떻게 안 되겠니?

귀여운 소들.

2018년 6월 20일

통증이 좀 사그라들긴 했는데 아직 아프다.

아 뭐 무릎이 알아서 적응하겠지.

이 날 Dominik과 Simon을 만났다.

내가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마침 이들도 같은 식당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밖에 자전거가 세워져 있는걸 보고 들어왔다고 했다.

앞으로 여행 내내 꽤 자주 연락을 주고받게 된다.

이들은 독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나는 무릎이 아파서 좀 느리게 달렸기 때문에 곧 이들과 멀어졌다.

풍경은 이쁘지만 한 청년이 길가에 걸터앉아 웃으며 소리를 마구 지르고 있었다.

친구로 보이는 사람은 곤혹스럽게 옆에 서 있었다.

Dominik과 Simon도 앞서 가면서 이들을 봤는데, 아마 술에 취한 것 같다고 했다.

어떤 이는 내 자전거를 붙잡고 자기 게르에서 자고 가라고 거의 반 납치를 하려고 했다.

아니 일행 있다고 가봐야 된다고 하는데 자전거 핸들바를 꽉 잡고서는 놔주지를 않는 거였다.

마침 반대편에서 지나가는 차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가버렸다.

고맙게도 Dominik과 Simon이 캠핑 장소를 물색해 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많이 느려서 꽤 오래 기다렸을텐데 너무 고마웠다.

2018년 6월 21일

아마 바람 불었으면 또 모래 많이 먹었을 듯.

하지만 조용한 밤이었다.

타프나 텐트 아래에는 이 선생님들께서 항상 자리를 잡으신다.

타프를 걷을 때마다 선생님들 휴식을 방해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이 날은 좀 지쳤었는지 사진이 없다.

기억나는건 Dominik과 Simon의 엄청난 속도였다. ㅋㅋㅋㅋ

경력자들은 뭔가 다른 걸까?

나중에 Khovd에서 만나기로 하고 그들은 먼저 질주하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Khovd로 들어가는 고개!

2018년 6월 22일

이곳은 Khovd.

사실 Altai에서 머물고 있을 때 호텔에 주차돼 있던 차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보게 됐다.

주인은 스위스에서 오신 Günter 할아버지.

자동차 부품이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계속 지체돼서 발이 묶였다.

부품은 없지만 차 안 냉장고에 차가운 맥주는 있었다. 🥰

맛있게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놀며 시간을 보냈다.

한 몽골인이 자신이 주변 투어를 해주겠다고 제안해 와서 다음날 가기로 했다.

2018년 6월 22일

Khovd 주변을 둘러본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고!

아… 뭔가 유적이라고 했는데 사실 잘 못 알아들음 ㅠㅠ

멋진 풍경을 보면서 간식을 먹는 우리들.

근처에는 아저씨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무덤도 있었다.

(허락을 받고 촬영되었습니당)

어떤 몽골의 유적.

호수에 발을 담근 Simon.

아저씨는 호수에 들어가서 수영도 하고 그랬다.

우리도 들어오라고 했는데 미안해요… 너무 피곤했어서…

나는 내일 출발하고, Dominik과 Simon은 며칠 더 쉬다가 중국으로 향하고, Günter 할아버지는 부품을 계속 기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