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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패킹] Khangai Mountains Traverse(Half)

2018년 6월 9일

사실 여행을 계획 할 때 갈 곳을 몇 군데 정해놨었다.

오늘부터 가는 곳은 그 중 첫번째다.

바이크패킹닷컴에 소개된 Khangai Mountains Traverse루트다.

나는 예전부터 자전거 타고 비포장도로나 산에 가는걸 좋아했다.

예전엔 윌리도 하고 막 이것저것 했었는데 이젠… ㅎㅎㅎ

중간에 밴이 하나 서더니 할아버지가 내리려서 보드카를 주셨다.

이미 많이 취하신 듯 하다.

(운전은 자녀로 보이는 분들이)

가다보면 자기집 있으니까 자고 가라고 한다.

그런데

게르가 꽤 있는데 어떤거지?

초원에서 이거 조심해야 된다.

뭐 가까워보이는데 가볼까?

이랬다가는 아무리 가도가도 가까워지지 않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멀리 있는게 너무 잘 보여서 거리를 착각하기 쉽다.

결국 할아버지의 게르를 찾지 못했다.

한 게르로 가서 주변에서 캠핑을 해도 되겠냐고 허락을 구했다.

근처에 작은 숲이 있어서 거기서 해먹을 치려고 했는데 숲은 안된단다.

하지만 긴 나뭇가지들이 있어서 타프를 칠 수 있었다.

2018년 6월 10일

날씨가 좋다.

저~~기 그 할아버지의 밴이 보이고 게르가 있다.

단박에 알거라더니 진짜네.

이게 확대한 사진

또 술 한 잔 얻어 먹고, 과자도 얻어먹었다.

여름에 왔다면 더 푸르렀을까?

울란바타르 호스텔 주인 할아버지께 들은 바로는

가뭄이란다.

원래 더 푸르러야 된단다.

풀이 평년보다 느리게 나서

사람들이 힘들단다.

도중에 길을 잘못 들어섰다.

다시 돌아가기 싫어서 언덕을 넘어 가로질러 가려고 했다가

이런 돌산에서 끌바를 했다.

몽골에서 자꾸 거리/높이 예측에 실패한다. ㅋㅋㅋ

오늘은 어디서 잘까 했는데 저쪽 게르에서 손짓을 한다.

그냥 지나가려다가 한 번 가봤다.

게르에는 두 가족이 있었는데 친척이란다.

그리고 나는 동생쪽 게르로 가서 캠핑을 하게 됐다.

아이가 3명이었는데 그 중 첫째랑 둘째다.

타프치는걸 능숙하게 도와줬다.

착하고 이쁜 아이들이었다.

다른 목동들.

2018년 6월 11일

아침.

나를 맞이해준 부부와 막내 아들.

처음엔 딸인줄 알았는데 아들이란다. ㅋㅋㅋㅋ

내가 몽골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 가장 큰 규모의 목축을 하고 있었다.

위성전화에 태양광 배터리에 심지어 텔레비전도! 이것저것 많았다.

사업 번창하시길!

오늘은 고개를 하나 넘어야 된다.

고개 정상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한 아저씨가 말을 타고 오시더니 차나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했다.

게르에는 아내랑 딸들이랑 다른 목동들이랑 그렇게 있었다.

게르 한 켠에는 큰 딸이 학교에서 받은 상장들이 걸려 있었다.

몽골은 여름 방학이 일찍 시작된다고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초원으로 나와서 일을 거든다고 한다.

저기가 고개 정상이다.

정상에서 본 풍경

내리막 ㄱㄱ

저 빨래판 도로 정말… 체력을 갉아먹는다.

길은 거칠고 자전거는 무겁고 쉽지 않군.

몽골의 사슴돌

초원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있다.

구름 지나가면 찍고 싶어서 한참을 기다렸다.

에잉 그냥 가야지.

아놔 가니깐 구름 걷히네 ㅋㅋㅋㅋ

이런 데를 가고 있었는데 술 취한 목동 한 명이 꼬였다.

나는 몽골말 모른다.

그런데도 계속 같은 말 하고 있는걸 내가 알아챌 정도로 오랫동안 들었다.

아… 도망가야 해…

이게 갈게요 안녕~~ 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나를 따라오는데

술이 너무 취해서 자꾸 넘어진다.

어찌저찌 나를 따라잡아서 오토바이로 내 앞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같은 이야기를 한다.

미치겠네.

이걸 반복하면서 어찌저찌 자갈란트에 들어갔다.

이거 거리가 얼마 안 남았었는데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렸다.

자갈란트에 가서 마트에 들어가자 눈치를 챈 사람들이 나를 잘 빼돌려줬다.

몽골의 마을엔 외지에서 사람이 올 경우를 대비해서 이런 빈 방을 마련해 놓는 것 같다.

이후에도 가끔 마을마다 이런 곳을 갖춰놓은 것을 봤다.

그 술 취한 목동이 여기까지 찾아왔다.

나는 밖으로 도망쳤다.

이 건물에서 일하는 젊은이가 그 취객을 상대해줬다.

나는 건물 뒤로 돌아가서 아이들과 놀았다.

이제 갔겠거니 싶어서 건물 모퉁이를 돌았는데 아직도 열변 중이다.

나는 슬그머니 뒷걸음질쳤다.

아이들이 그걸 보고 깔깔 웃었다.

아마도 근방에서 유명한 사람인 듯 싶었다.

(GPS 조작 실수로 다음 날 기록이 조금 추가돼 있음)